청소에 미쳐서 퇴사한 남자
비가 많이 내립니다. 몰려드는 문의에 바쁘지만 무척이나 감사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오늘 기진맥진할 만큼 힘들었는데 어느 고객님께서 이런 카톡을 보내주셨어요.
입소문을 타고 와주시는 고객님들을 볼 때마다 정말 힘이 나더라고요. 이맛에 또 열심히 청소하러 가는 거 아니겠어요?! ㅋㅋㅋ
오늘은 왜 청소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 지에 대해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청소 일을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었던 8년전 그 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리고 있었거든요.
30살이라는 젊은 나이였지만 저는 더없이 무기력했습니다. 2년간 다녔던 회사에는 미래가 없어보였고 이직을 하자니 무엇하나 잘하는 것도, 특출난 기술도 없었거든요.
"뭐해?"
"술 한잔 하자."
친구들의 연락에도 답장하기가 귀찮았고 퇴근 후, 그리고 주말에는 집에 누워서 TV만 봤습니다.
몸은 편안했지만 마음은 늘 불편했습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내가 이 회사에 평생 다닐 수 있을까?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출퇴근 거리는 2시간이 넘었고 일하는 시간은 하루에 10시간이 넘었습니다.
꾸역꾸역 2년을 버텼지만 이제 끝이 다가오는 게 느껴졌어요. 일도 적성에 안맞았거든요.
그래서 찬찬히 고민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난 뭘 하고 싶은 걸까?"
8년 전, 청소 일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던 그 날 말이에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었는데 눈앞에 A4용지 한 장이랑 볼펜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었어요.
저는 무언가에 홀린 듯 종이에 이런 저런 것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솔직히 방구석에서 뭐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쪽팔리기도 했는데요.
적다 보니까 은근히 재밌더라고요? 괜히 어릴 적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설레기도 하고...
여튼 글쓰기의 힘은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력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깨달았거든요. 저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제가 좋아하는 일은 청소라는 것을요!!ㅋㅋㅋ


저는 방구석에 누워있어도, 아무리 피곤해도 청소는 빼먹지 않고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온 집안에 있는 먼지를 싹싹 털어내다 보면 마음도 깨끗해지고 정신도 맑아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거든요.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에도 혼자 남아서 종종 교실 청소를 하곤 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요ㅋㅋㅋ
물론 선생님과 친구 놈들은 그런 저를 굉장히 특이하게 생각했지만...^^;;;
뭐, 그때부터 저는 청소 회사 대표가 될 운명이었나봅니다.
아무튼 제가 청소에 진심이라는 것을 깨닫고서는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설렘으로요ㅋㅋㅋ
삘이 꽂힌 저는 인터넷을 뒤져 청소와 관련된 일자리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아니나 다를까!
수많은 '입주&이사청소 업체'에서 팀장을 구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죄다 차량이 필수였습니다. 저는 뚜벅이 외길 인생이었기에 차가 없었어요.
하지만 이까짓게 제 열정을 막을 순 없었기에 저는 곧장 차 한 대를 질렀습니다. 그리고 다니던 회사에는 사표를 냈죠.
주변 사람들은 모두 저를 만류했습니다.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 때려치고 청소하러 간다니까 미쳤냐고들 했습니다ㅋㅋㅋ
부모님께는 정신 나간 놈이라는 소리까지 들었고요.
여튼 저는 부랴부랴 차량과 장비를 구입해 3일 간의 교육을 받고 청소업체 팀장으로서 청소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청소 업계에 발을 디딛은 첫번째 일이었어요.
맨날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현장직으로 나설려니 영 어색하고 체력적으로도 많이 피곤했습니다. 그리고 넘치는 열정과 달리 제 실력은 너무나 정직했어요. 3일차 초보 그 자체였죠.
고객님들도 제 청소를 석연찮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ㅠㅠ

하지만 저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저는 퇴근 후에 '청소'에 대해 부단히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온갖 유튜브와 책을 섭렵하며 청소의 기술을 갈고 닦았죠. 하루에 10시간 넘게 매달렸던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직장 다닐 때 10시간 일하는 건 지옥같았는데 청소 일은 10시간을 해도 지겹지 않았습니다. 정말 '청소'에 심취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로부터 1년 정도를 청소 팀장으로 일을 하다보니 서서히 청소 업체들의 고질적인 단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교육 시스템의 부재였습니다.
신입이 오면 교육을 달랑 3일 시키는 게 전부였어요.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스템이었죠. 그탓에 고객들의 컴플레인도 많았습니다.
제가 고객이었어도 화가 났을 것 같아요. 업체 부르는 비용도 한 두푼 드는 게 아니니까요.
게다가 입주 청소, 이사 청소는 특수 청소인 탓에 지속적인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도 청소 업계에 대한 신뢰를 악화시키는 데 일조했어요.
어차피 재결제가 없을 걸 아니까 그냥 대충 하고 날라버리는 거죠.

저는 뼈가 빠지도록 열심히 청소했지만 팀 단위로 하는 일이다 보니 혼자서 열심히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내 업체를 운영해보자!
전문적인 시스템으로 직원을 교육시키면서 진정성 있는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만의 청소 업체가 갖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 생각이, 지금 <깨끗한가>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주변 업체로부터 견제도 많이 받았고 직원 교육비에 상당 부분을 투자하는 탓에 재정적인 어려움도 제법 있었어요ㅠㅠ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길이 맞다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모든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었던 하나의 답은 바로 진정성 있는 청소 업체를 운영하고 싶다는 제 열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열정의 원동력이 되어준 것은 고객님들의 긍정적인 후기들이었어요.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덕에 맺을 수 있는 결실들이었습니다.
청소 업계에 몸 담은지 8년이 된 지금은, 몸이 두 개여도 모자를 만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포스팅을 쓰는 이 순간에도 문의를 주는 고객님들이 계실 정도로요 ^^;;;

그래도 이렇게 꽉 찬 스케줄 표를 볼 때면 오늘 하루에 너무나 감사하답니다. 내 진심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과 뿌듯함도 들고요.
어느덧 10년차를 바라보는 경력이 되었지만 아직도 저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청소 기술을 배우고, 어떻게 하면 고객님들께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드릴 수 있을까에 대해서요.
청소 관련 문의가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성심성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ㅎㅎㅎ
핸드폰: 010-7551-9509